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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한 폐렴, 中발표보다 훨씬 심각···2003년 사스 악몽 온다"

중국 우한 폐렴이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실제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최고의 전염병 권위자인 홍콩대 위안궈융(袁國勇) 교수는 우한 폐렴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같은 전면적 확산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스는 2002년 말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발병한 뒤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해 37개국에서 8000여 명을 감염시키고 774명의 사망자를 냈다. 위안 교수는 "우한 폐렴은 사스 때처럼 지역사회에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는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빈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은 "이번 우한 폐렴이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향후 더욱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우한 폐렴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22일 오후 기준 우한 폐렴 확진자는 441명, 사망자는 9명이다. 하루 사이 확진자는 100여명 이상 급증했다. 외부에서는 중국 보건당국이 보는 것보다 더 심각한 수치를 내놨다.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는 우한 내 감염자 1343명과 다른 도시 감염자 116명을 포함해 중국 내 감염자가 이미 1459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이번 폐렴의 확산을 실제보다 축소 발표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3년 사스 대응에 참여했던 싱가포르의 전염병 전문가 피오트르 클레비키는 "(정부)공식 발표 수치를 믿기 힘들다"며 "중국은 실제보다 상황을 축소해 보고한 전력이 있어 실제 상황은 (공식 발표와)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스가 유행할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 지역 대변인을 지낸 피터 코딩리도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해 초기부터 거짓말을 했다"며 "사스 때 보였던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스는 2002년 11월 16일 광둥성 포산(佛山) 지역에서 처음 발병했지만, 발병 사실이 처음 중국 언론에 보도된 것은 45일 후인 2003년 1월 말이었다. 중국 당국이 사스 발생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도 발병 5개월 만인 2003년 4월 10일이었다.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 내 거주자들은 떠도는 이야기들로 불안에 떨었다.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 김치와 마늘이 '사스 특효약'이라는 소문이 돌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이번 우한 폐렴을 성공적으로 잡기 위해선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다. 홍콩대 전염병 역학통제센터를 이끄는 가브리엘 렁 교수는 "과학과 전염병 통제가 정치와 연결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스 때 상황을 은폐하다 '골든타임'을 놓쳤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경고다. 사스와 마찬가지로 우한 폐렴에서도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가진 채 대규모 인파와 접하는 '슈퍼 전파자'를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슈퍼 전파자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제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슈퍼 전파자는 10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감염자다. 사스가 널리 퍼졌을 당시 슈퍼 전파자 중에는 1명이 100명이 넘는 사람을 감염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감염을 막으려면 이동 제한이 필수적이다. 사스 대응에 참여했고 이번 우한 폐렴 대응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저명한 과학자 중난산(鐘南山)도 "우한 폐렴 확산 저지의 핵심 관건은 '슈퍼 전파자'의 출현을 막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한 폐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우한을 떠나지 못 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연인원 30억 명이 이동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이다. 우한에서는 발병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들의 출입국이 금지됐으며 사람들이 밀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 문화 활동이나 행사도 제한했다. 우한에서 반출입되는 가금류·야생 동물에 대해선 무작위 검역을 실시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야생 동물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한 보건 당국자는 "확진 시 치료비가 의료보험 범위를 넘어서면 정부가 부담할 것이다"면서 아플 경우 즉각 병원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2020.01.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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